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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빛나라
마음의 시

[스크랩] 열차안에서 / 송종태

by "백합" 2008. 9. 7.

 

 
      열차 안에서

        플래폼의 밤은 깊어 갑니다 마지막 열차에 몸을 싣는다

        어둠 속으로 길게 빠져드는

        혼미한 기억들이

        무수한 새처럼 날아와 앉습니다

         

        살아온 세월이 달랑 하나

        나무에 매달린 연처럼 애처로이

        바람결에 흔들립니다

         

        노신사 한분이 옆자리에 앉습니다

        나에게 묻습니다

        "어디에 가십니까?"

        "행복역요"

        "행복역은 이미 지났는걸요"

        "무슨 말씀인지"

        당신이 탔던 그곳이 행복역이요"

        "날 놀리시나요?"

        "놀리다니요"

        "난 이미 이길을 다녀온걸요"

        "그리고..."

        "내가 바로 미래의 당신입니다"

         

        열차가 전속력으로 밤을 가른다

        온몸이 뜨겁다

        이미 난 그 노신사가 되어있었다 . . . 송종태


 

출처 : 열차안에서 / 송종태
글쓴이 : joolychoi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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