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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빛나라
친구 쉼터방

가을 사랑 / 도종환

by "백합" 2009. 9. 21.

 

        
      
      
      

      가을사랑 /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읍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읍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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