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은빛나라
손님 방

그대 힘겨워 하지 마세요/도종환

by "백합" 2009. 1. 2.

 

 


          
  그대 힘겨워 하지 마세요 / 도 종환

            

그대의 모습이
다른이에게 힘이 되고 있습니다.
힘겨움을 이기지 않고
아름답게 거듭나는 것은 없습니다.

 

작은 꽃 한 송이도
땡볕과 어두움과 비바람을
똑같이 견딥니다.

 

마을 어귀의 팽나무와 느티나무가 견디는
비와 바람을
채송화와 분꽃도 똑같이 견딥니다.

 

그대 거기 있다고
외로워 하지 마세요.
살아있는 것 중에
외롭지 않은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들판의 미루나무는 늘 들판 한 가운데서 외롭고
산비탈의 백양 나무는 산 비탈에서 외롭습니다.

 

노루는 노루대로
제 동굴에서 외롭게 밤을 지새고
다람쥐는 다람쥐 대로 외롭게 잠을 청합니다.


여럿이 어울려 흔들리는 들풀도 다
저 혼자씩은 외롭 습니다.
제 목숨과 함께 외롭습니다.

 

모두들 세상에 나와 혼자 먼길을 갑니다.
가장 힘들때에도 혼자 스스로를 다독이고
혼자 결정 합니다.

 

그래서 늘 자기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외로운 이들을 찾아 나섭니다.
나만 외로운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외롭습니다.

 

지금 그대곁에 있는
사람도 그대만큼 외롭습니다.
그대가 거기있어 외로운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우리 모두는 외로운 존재인 것입니다.

 

그대가 거기 있는 것 처럼
소박한 모습으로 서서 자기들이 있는 곳을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꾸어 놓은 이들이
세상에는 참으로 많습니다.

 

그들이 이세상을 꽃밭으로 가꾸는 것 처럼
그대도 그렇게 꽃으로 있습니다.
그대 힘겨워 마세요.


그대의 모습이 다른 이에게 힘이되고 있습니다



[흐르는 곡~♬/Goodbye / Jessica]

  
 

 

'손님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쁨 꽃 / 詩 이 해 인  (0) 2009.01.04
삶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  (0) 2009.01.03
謹賀新年  (0) 2009.01.01
겨울 밭 가는 길/ 詩 박 영배  (0) 2008.12.31
새해의 약속은 이렇게...  (0) 2008.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