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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보는 눈을 크게 뜨고 아름답게 생각하고 살면
입가에 고운 미소가 자리 잡고 적당히 손해 보며 살아도
내 손에는 하루 세끼 밥 먹을 만 원짜리 몇 장이 들려있습디다.
그래도 그게 행복이거니 생각하고 살아가는 게
흰머리가 덜 나고 잔주름이 덜 생기는 것을 모릅니다.
그 잘난 배추잎 몇 장이 그렇게도 소중하던지
웃음도 잃고 땀 흘리며 자존심까지 팔아야 하는
인간의 운명을 웃어넘기기엔 처량한 것을..
세상만사가 모두 허사고 남은 것은
세월 앞에 잔주름만 남았습니다.
넓은 방에서 잔다고 고운 꿈 꾸는 것도 아니고
좋은 음식 먹는다고 천 년을 사는 것도 아니고
좋은 옷 입는다고 날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살아 숨 쉬는 동안은 왜 탐욕을 버리지 못하는 것인지
인생이 처량하고 불쌍해 눈물이 납니다.
세상 물정 아무것도 모르며 살 때
책가방 들면 학교에 가고 밥 주면 밥 먹고
어두우면 잠자는 줄 알고 밝은 낮에는
뛰어 놀 줄만 알았던 그때가 좋은 때였습디다.
그 때가 언제인지 기억도 못 하고 살아가고 있습디다.
어떻게 살면 잘 사는 것인지
잘 살아가는 사람은 누구인지 아직 잘 구분 할 줄 모르나
남의 가슴에 기쁨을 주고 남에게 희망을 주는 삶으로 살아가며
뒤돌아서도 손 가락 질 안 받고 살면 잘 사는 것인지요.
누군가 무슨 일 있느냐고 물을 때
난 그날 정말 아무 일도 없었는데 어깨가 축 쳐저있었습니다.
죄 없는 내 어깨가 내가 지은 죄 대신 받고 있었습니다.
고개 들어 하늘을 보다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고..
정말로 기쁘고 유괘해서 웃어본지가..
그런 때가 있기는 했는지 지금은 궁금해집디다.
세상을 살아가면 갈수록 왜 무거워지는 것인지
내 손안에 내 떡보다 남의 손에 든 떡이 왜 커 보이는지
삶은 요지경 거울 같은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걸어가야 할 길은 아직 천 리인데
배워야 할 건 왜 끝이 없는지
밤잠을 설치고 배우고 배워도
왜 점점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은지
다람쥐 쳇바퀴 돌듯 공전하는 삶에
노래의 가사까지 잊어버리면
삶이 얼마나 삭막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