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착한 아이로 키우는 부모
아이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부모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기도
한다. 가짜 나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분노와 원망이 자라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지
않는 부모 때문에 자신의 본 모습을 가장하고 살아야 하는 분노
말이다. 착한 아이는 자신의 생각보다는 부모의 생각을 먼저 헤아리고
부모를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달고 살아가며, 만약
부모의 요구에 맞추지 못했을 경우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부모와 똑같이 부모와 남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그들이 쳐놓은 감옥 속 노예로 평생을
착한 아이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이러한 부모는 이기적인 부모와 비슷한 영향을 주며
심지어는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착한 아이는
부모를 도덕적이라고 생각하고 비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부모를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미덕의 가면 속에서 삶에 대한 혐오감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만약
자신을 착한 아이로 키웠던 부모의 본모습을 보게 되고, 자신이
끊임없이 조정당해 왔음을 알게 될 경우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차오르게 된다. 더 없이 착한 아이가 부모를 살해하는 경우가
이런 경우다. 자신의 주도성을 찾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인 것이다.
아이는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다.
착한 아이로 크는 아이들은 이와 같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기에 남들이 보기에는 착해보여도 마음이 언제나 허전하고
남들의 칭찬도 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 따라서 착한 아이보다는
생각이 있는 아이로 키우며 그 아이의 생각을 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교육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