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시 정월대보름 달집살이/자수정 시인 "백합" 2018. 3. 2. 11:09 정월 대보름 달집살이 휘영청 달 밝은 밤강가에 세워둔 솔잎 바람에 덩실덩실 춤을 추고징소리 장구소리 꽹과리의 어울림에거리의 불빛은 강물 위로 내려온다. 치렁치렁 엮어 놓은 푸른 솔가지에한 해의 하얀 소망 문어발 되어허공 끝에 나부낀다. 활활 타오르는 저 불길로겨울 내내 쌓인 산 같은 그리움산 같은 아픔의 서러움타오르는 불 속에 함께 태워 버리자 오늘밤 연기 되고 재가 되어하늘로 바다로 멀리멀리 사라지게 타오르는 불길 속으로 살라 버리자 한 해의 액운을 물리치고소원을 비는 저 타오르는 솔가지에 이미 꺾어진꽃으로 살아가는 내 마음도 함께 태워 버리자 강물이 웃고하늘이 웃고땅이 비웃더라도 그리움에 젖고 아픔에 젖어꺾어진 지난 세월춤추는 저 불 길속으로 던져버리자 이글이글거리는저 불길 속으로 산 같은 그리움 산더미 같은 서러움살라 버리자 (자수정·시인, 1960-)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