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구름이고 바람 같은 거야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거니?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독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구름과 바람만 맴돌지 다 구름과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 구름과 바람처럼 오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 거야
가을바람이 불어 곱게 물든 잎을 떨어뜨리듯
덧없는 바람이 불어 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차피 구름과 바람뿐인 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느냐
결국 잡히지 않는 삶인 걸 애써 무얼 집착하니
다 구름과 바람이야
그러나 구름과 바람 자체는 늘 신선하지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구름과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구름처럼
바람처럼 살다가 가는 게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