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쉼터방

억겹의 세월의 끝에 인연이 된다는 만남

"백합" 2016. 5. 10. 13:01

 

 

 

 

 

       

       

       

  억겁의 세월의 끝에 인연이 된다는 만남

 

   

변함없는 새날을 맞이하며 무수한

사람을 맞이하고 떠나보내야만 합니다

그 사람 중에는 꼭 보고픈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보아도 잊혀지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스치운 인연마다 필연일 수 없기에

높은 하늘에 떼 지어 비상하는 철새처럼

보이는 형상으로만 기억할지도 모릅니다

 

나를 돌아볼 때 나는 타인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며 비추어질지 사뭇 궁금합니다

많은 사람에게 기억되지 못한다 해도

잠시 잠깐이라도 좋은 사람이고 싶습니다

 

억겁의 세월의 끝에 인연이 된다는 만남

아름다운 만남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타인의 삶 속에 나는 어느 정도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어느 때는 스스로 자문해 보기도 합니다

 

타인에게 꼭 필요한 사람으로 만들었는지를

아니면 아는 것마저 부담스럽게는 하지 않았는지를

다만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한순간이라도 타인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나눌 수 있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바람이 불 때 그 바람은 어떤 목적도 없습니다

바람을 맞이하는 형체가 바람의

존재가치를 평가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바람은 위대한 힘을 발휘하기도

또는 아무 일 없듯이 그냥 스쳐 지날 수도 있습니다

 

바람도 이렇듯 받아들이는

존재에 따라 수많은 가치를 줍니다

나는 오늘도 바람처럼 이 자리 머물다

언제 사그라질지 모릅니다

 

하지만 바람이 일으킨 역사적인 일들은

시간이 흘러도 새겨지리라 생각합니다

이 시간 나의 바람은 당신에게 어떤 존재일까요

당신, 마음의 풍경에 소리 내어 드리고 싶습니다

 

--<시집 속의 향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