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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빈 수레의 인생

"백합" 2016. 4. 17. 13:56

 

 

 

 

 
 
 
 
  요란한 빈 수레의 인생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넌 왜 내 이마에 걸려있나

세상 시름을 진듯 하고도 잘도 놀며 가더니만,

난 빈 몸으로도 무거워 갈 수가 없는 건 왜 그럴까!

 

그렇다, 현실은 돈이 있어 참 살기 좋은 세상이다.

강아지 돈들여 털깎고 새옷을 입히니 귀염둥일세.

갑자기 웬 뜬금없이 돈타령을 하고 지랄인냐 고요.

 

사람으로 태어나 도리를 정시하고 실행하메

사는 동안 그른짓 안 하고, 그래.. 오냐.. 했던 내,

너덜너덜해 낡아빠진 옷 한 벌 깨끗하지 못 하이,

 

푹신한 침대 위엔 크렁크렁 콧소리 우렁찬데,

밤길에 홀로 앉아 너를 그리우메 등짝만 차고

너에게 난, 과거에 낙방한 듯 앞날이 깜깜하여라.

 

갈기갈기 찢어진 마음 주섬주섬 움켜잡고

검푸른 물 위 몸을 뉘어 한숨 돌리자 하나,

물고기 놀라 도망가니 이 또한 사람이 할 짓 아이네.

 

바닷물만이 출렁거리던가 빗물만이 내리던가,

내 언제 사랑이라는 짐을 꾸려야 떠날텐데

사랑이 빈궁한 마음이 너를 영영 떠날 수가 없구려,

 

--<좋은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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